Daheen Lee all white cheat sheet

[회고] 2020년 되돌아보기, 근데 이제 2021년을 곁들인

정신없었지만 새로운 경험으로 가득찼던 2020년을 돌아보며..

2021년도 이제 벌써 2월이 끝나간다. 2021로 쓰는 어색한 두 달이 지나고 나서야 아차차 회고를 작성한다. 소홀했던 블로그에 작년을 돌아보는 글을 적고싶은데 뭔가 담백하게 써지지 않는 느낌이다..

아무튼 2020년에 정리하고, 돌아보고자 했던 것을 미루고 미루다가 2021년이 된 지금에서야 작성한다.

그동안 왜 회고를 작성하는데 주저했을까 생각해보자.

  1. 글을 너무 오랜만에 다시 써서 두려움이 앞섰다 😰 - 내 감정과 느낀 점을 쓰는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 뭐라고 시작할지,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또 올해 발표 준비하면서 스크립트와 여러 문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오는 피로감도 영향을 주기도 했겠지?
  2. 회고할 것이 너무 많아 짐처럼 느껴졌다 - 그만큼 작년 한해는 나에게 ‘격변’ 혹은 ‘변동’의 시기였다.

 

먼저 키워드로 정리해보자

2020년 시작!

2020 시작은 좋았다. Big Goal 이라고 내가 이루고 싶은 큰 목표와 매주 작은 목표들을 정해서 최대한 실행하려고 노력했다. 영어 공부 시작하기, 운동시작하기(2019.12부터 함) 같은 목표는 비교적 수월하게 DONE 으로 갔다. 하지만 하직 “운전 도로연수 받기”, “오픈소스 기여하기” 는 TODO 에 있다. 이 goal 은 2021년에도 가지고 가야겠다.

비즈앱 런칭까지의 1~6월

상반기는 정말 정신없이 지나가서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연초에는 어떤 프레임워크를 쓸지 결정했고, 그와 관련된 공부와 회의 참석이 회사 업무의 대부분이었다. 앱을 새로 런칭한다는 사실에 들뜨기도 하고, 생각보다 회의에 진전이 없는 날이면 답답하기도 했다. 당장 화면과 로직을 만들고 새로운 프레임워크도 써보고 싶은데 이론과 예제만 돌려봐야 되는 그 초반 두달 정도가 재밌기도 하고 약간 막막하기도 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앱을 런칭한 경험이 없다. 회사에서 거의 처음 담당하게 된 업무가 새로운 앱을 런칭하는 일이라니.. 경험이 전무한 나같은 주니어 개발자에게… 허허… 처음에 이 일을 담당하게 된다고 들었을 때는 설레기만 했는데 점차 책임감도 밀려왔다. 그 책임감은 아직도 간헐적으로 쓰나미처럼 찾아온다..

RIBs, Rx ✋

비즈앱에 어떤 아키텍처를 쓸지 선배 개발자분이 내 의견을 많이 물어보셨다. 그 와중에 콘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암튼 콘이 RIBs 의 ‘존재’를 알려주었다. (역시 군옥수수👍) 아키텍처인 동시에 프레임워크란다. 신기했다😲. 관련해서 타다에서 발표한 영상을 보고 완전 RIBs 뽕에 찼다.(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RIBs 뽕에 찼다고 항상 표현한다.) 기획 내용을 트리구조로 옮기고 그게 바로 아키텍처로 만들어주는 프레임워크라니.. 코드를 처음 봤을 땐 낯설었지만 RIBs official tutorial 을 보면서 점점 익숙해졌다. 지금은 익숙하고 의식적으로 리마인드하지 않아도 손이 역할에 맞는 위치를 기억할 정도로 익숙해졌다.

RIBs 는 Rx 에 Depedency가 있다. 기존 회사 앱에서 비동기 프레임워크는 Promise 를 썼지만 기왕 의존성이 있는 김에 새로운 앱에 Rx 도 도입하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제일 신났다! 나는 회사 들어오기 전까진 비동기 프레임워크를 써본적이 없었다. 들어와서 온보딩 과제로 Promise 를 접했었고, 그 다음 차례로 Rx 란 친구를 접하게 되었다. 워낙 많이 쓰이는 비동기 프레임워크라 잘 쓰고 싶기도 했어서 열심히 공부했다. 처음에 Observable, Subject 의 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2주 정도가 지나고, 어느정도 윤곽이 그려지고 개념이 이해된 순간에 너무 행복했었다. stream 을 구독하고 거기서 나오는 event 를 구독한다는 그 발상이 진짜 천재같다. 물론 그걸 프레임워크로 구현했다는 부분이 더욱더…. brilliant.. awesome… 크흐..

한창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학습해야할 시기에 iOS 길드에서 Combine & SwiftUI 스터디를 진행했다. 심지어 한번 발표도 했었지만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없어서 스터디 학습을 병행하진 못했다. 그 점이 굉장히 아쉬웠다. 그래도 Rx 개념을 공부한 덕에 Combine 을 받아들이긴 비교적 쉬워서 보람있었다. 물론 지금 Combine 을 잘 알진 못하지만, 공부하기 시작한다면 기본 개념을 아니까 수월하게 배울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든다.

iOS 리더분에게 열심히 선배 개발자분과 설득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가 기존에 쓰지 않았던 이런 프레임워크를 써야 하는 이유를 회의실을 잡고 한시간 정도 설득하는 시간이었다. 내가 충분히 알고 있는 장점과 특징을 사용해보지 못한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에 대해서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동시에 아키텍처, 비동기 등에 대한 지식, 관련 키워드 등과 논리적으로 이를 엮을 수 있는 능력이 엄청 멋있어 보였다.

홈 화면 구성하기

홈화면.. 앱에 로그인하면 보이는 앱의 얼굴같은 부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부분이다. 이런 화면을 내가 구성할 수 있게 많이 배려를 해주셨다.

이런 화면 개발이 아예 처음이니까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서 처음에 다른 iOS 개발자분들에게 화면 디자인을 보여주면서 본인이라면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의견을 많이 물어보았다.

비즈앱을 개발하면서 가장 나를 골머리 앓게 만든 기능이었다. 스킴 처리를 앱 안과 밖에서 원활하게 해줘야 되는데 이게 맘처럼 쉽지 않았다. 첫번째로는 RIBs에서 쓰는 Workflow 라는 녀석이 막상 써보니 내가 원하는만큼 많은 기능을 해주진 않았다. 두번째론 내부에서 스킴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이 계속해서 버그를 만들어냈다.

해결은 역시 선배 개발자분들과 의논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사실 RIBs 에서 의존성 주입하는 방식을 좀 더 잘 이해했다면 충분히 떠올릴 수도 있는 방법인 것 같기도 하고, RxSwift 를 이미 경험해보았다면 덜 고민할 수도 있었을텐데.. 하지만 나는 이번이 처음인걸! 그래도 잘 해결해냈고 관련 내용을 ifKakao에 발표 내용으로 추가하기도 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정답이 없으니까! 최선의 방법만이 있을뿐..

야근 & 주말출근

5,6월 런칭 직전에는 매일 10시 이후까지 남아있는 야근, 주말출근은 당연했다. 선배 개발자분 중 한분은 월 300시간을 넘기기도 했다. (이걸 써도 되는지는 모르겠다.) 나도 거의 300시간에 근접했다. 정말 ‘‘집에서는 잠만 잔다’’ 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아주..잘.. 알게되었다. 뇌가 24시간 깨어있는 기분이란 정말 혼란스럽고 정신이 없는… 영혼이 없어진 기분이랄까…

덕분에 2020년 여름은 시원한 곳에서 개발하면서 보낼 수 있었다. 이때 많은 야근과 초과근무로 통장은 두둑해졌지만 우리 팀 사람들은 이제 절대 그렇게 과도한 스케줄을 잡지 말자고 약속했다. 그래서 이번에 개편 작업에서는 스케줄링에 우선순위를 높게 두고 의사결정을 했다.

다크모드

다크모드는 런칭 이후에 맡게된 작업이었다. iOS 13부터 적용되는 다크모드에 대응해주는 작업이었다. 이미 컬러셋은 다크모드 색상이 정해져있어서, 색상이 지정되지 않은 곳을 손봐주고 예외가 되는 케이스, 로띠 등을 대응해주면 되었다. 생각보다 간단한 작업이지만 정말 가끔은 nogada 같은 작업도 있어서 생각보단 오래걸렸던 것 같다. ifKakako에서 규원님이 해주신 다크모드 영상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dynamic color 에 대응하는 걸 다음에도 하면 잘 해낼 수 있겠지?

발표..

ifKakao 2020

비즈앱을 런칭한 직후 카카오 공동체 내부에서 이프카카오 주제를 취합했다. 원래는 같이 개발을 시작한 개발자분과 반반 나누어서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주제가 연관되지 않아 어쩌다보니 나 혼자 발표를 하게 되었다.

나는 원래 발표를 나름 좋아하지만 이런 테크에 관련된, 그리고 내가 쓴 기술에 대한 발표는 처음이다 보니 많이 부담이 되고 긴장이 밀려왔다. 코시국이라 녹화, 편집 후 공개된다는 점도 더 부담감을 가중시켰다. 이미 잘 짜여진 구조의 RIBs 에 대한 발표는 많이 있었고, 나도 그걸 보면서 공부했지만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발표하는 건 다른 문제였다. 바쁜 개발 기간이 지난터라 발표에 전념할 수 잇게 배려해주셨지만 진짜 스크립트를 쓰기 싫어서 엄청나게 한숨도 쉬고 한번은 악몽도 심하게 꿨다.(발표에 대한 내용은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고 지나가는 형식이 아니라 녹화 방식이라 더 긴장하고 부담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내용이더라도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실수할 수 있지 라는 마인드로 바꾸니 조금은 나아지긴 했다. 오히려 녹화가 끝나고 나면 홀가분하고 행복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조금은 아쉽고 더 잘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도 조금은 들었다. 물론 더 잘하진 못했겠지만.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그래도 발표가 나간 뒤로 주변에서 좋은 피드백을 많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부족한 발표를 봐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한마디씩 덧붙여 주시는 부분이 힐링이 되었다. 이렇게 또 한 경험이 쌓이고 나중에 비슷한 기회가 온다면 지금의 경험을 바탕으로 덜 긴장할 수 있겠지?

XXIT 발표

XXIT-emif 콜라보한 ‘180도 달라지는 180분’ 행사에서 ‘주니어 개발자의 솔직한 IT 이야기’ 를 주제로 주니어 개발자가 겪는 경험과 주변 개발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발표했다. 아무래도 이건 이프카카오보단 캐주얼한 주제여서 덜 부담이 되긴 했다. 우리 회사의 주니어 개발자분들을 인터뷰해서 그분들의 노하우와 생각을 나의 경험, 생각과 버무려서 전달해야 했는데 이 또한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이건 집에서 내가 스스로 녹화해야 했다… 정말 코시국만 아니었으면 좋을텐데.. 녹화만 정말 최소 10번은 한 것 같다..

Burn-Out

뭔지도 모르고, 절대 안 올 것 같은 나에게도 온 번아웃.. 번아웃의 정의를 찾아보았다.

extreme tiredness usually caused by working too much:

극도의 지침? 이라고 하는데 어느정도 맞는 것 같다. 비즈앱 런칭하느라, 그리고 발표 준비하느라 계속해서 내 한계에 부딪힌 점이 지치게 만든 걸로 보인다. 하지만 그 시기에도 영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그럼 과연 번아웃이 맞을까? 개발에 대한 번아웃이었을까? 과연 이걸 번아웃이라고 부르는게 맞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번아웃 비슷한걸 극복하는 중이다. 그래도 희소식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너무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어서 오는 지침, 무력감이 나에겐 굉장히 커진 걸로 보인다. 실수해도 된다, 일단 시작하면 된다는 마인드를 실천하려고 노력해야지.

필라테스 1년

“12월에 운동 시작할거에요!” 라고 당차게 말하고 12월(2019년)이 되자마자 시작한 필라테스가 1년째가 되었다. 초반엔 근육통 때문에 잠도 못잤는데 점차 익숙해졌고 근육이 붙는게 보이니까 보람찼다. 당시에 생수를 시켜먹었었는데 그걸 번쩍번쩍 잘 들게될 때가 제일 뿌듯했다. 처음엔 살도 같이 빠졌는데 익숙해지고, 코시국 때문에 활동량이 주니까 일명 ‘건강한 돼지’ 쪽으로 몸이 변했다. 그래도 건강하게 되어서 정말 좋았다. 지금은 이사하고 거리도 멀어서 그만두었는데 다시 꼭 시작해야지.

이사

운 좋게 적절한 시기에 회사에서 더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갔다. 나 홀로 이사는 처음이라 긴장을 정말 많이 했지만 당일 되니까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안걸리고 별거 아니었다. 독립하면서 겪는 일들은 내가 한층 더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게 한다. 물론 진짜 어른은 아닌 것 같지만..🥲

새로운 취미!

민디의 영향으로 뜨개질을 시작했는데… 정말 너무너무너무 재밌다. 여름에 입을 탑다운을 하나 떴는데 한 1달 반 정도 걸린 것 같다. 쉬는 시간에 진짜 중독된 것처럼 계속해서 뜨개질만 했다. 나에겐 역시 단순 작업하는게 생각 비우고 정리되는데 좋은 영향을 준다.

유익했던 것

  • 힙한 서비스들의 비밀 (일명 힙서비) 👍 코로나가 심해지기 전에 힙서비 운영(?)하시는 민지님의 강의를 강남에서 들었었다. 정말 프로덕트에 대한 열정이 돋보였다. 보고 나도 저런 인사이트를 얻고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용도 정말 유익하고 동시에 재밌었다. UX와 잘 버무려진 서비스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 나도 그런 서비스를 만들고싶다.

 

 

다음에는 2021년 계획을 한번.. 포스팅 해봐야겠다. 그래도 2월 안에 작년 회고를 마치게 되어 다행이다. 내년 회고는 꼭.. 그 해 안에 해야지. 이걸 계획으로 넣어야겠다. 😂